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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불안한 마음 마주하기

by 투게더 :) 202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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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현정 브이로그8

왜 불안할까. 계획이 없어서, 미래를 알 수 없어서, 현재가 정신없이 어지러운 채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서. 루틴이 정해져있지 않아서. 갑자기 일어날 돌발변수 때문에.
 
일단, 갑자기 일어나는 돌발변수는 제거. 왜?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문제니까. 일어날거면 일어나는거고, 아니면 말고. 일어나면 또 거기에 맞게 해결하면 되는거고. 부동산 소장님처럼 시크하게 처리하자. 내가 늘 만나는 부동산 소장님이 계신다. 나는 늘 파랗게 질려서, 거대한 파도거품에 당장이라도 잡아먹힐 듯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 마음을 감추고 여쭤본다. 그러면, 소장님은 너무나도 시크하게 쎈 언니처럼 대답한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지. 마치 미리 답이 정해져있었던 것처럼. 어쩜 그렇지? 늘 나는 모르고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그녀는 본인의 일이 아니니 담담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일까. 푸름이가 떨면서 걱정에 젖어 물어볼 때 나에게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문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게 왜 무섭지? 이게 왜 두렵고 걱정이지? 이런 느낌일까? 늘 궁금한 점인데 친밀도는 1도 없고, 사적인 관계가 아니니 물어볼 수가 없다. 그게 나란 사람. 물어볼 거리도 안 되고.
 
루틴이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늘 그렇듯이 뭐 그런 마음이다 상상하고 살기. 프리랜서는 아니지만 주부도 일종의 프리랜서라고 우기면 프리랜서니까. 누구도 나에게 작업지시를 내리지 않고, 내 스스로 알아서 일의 범위를 정하고 해결해나아가야 한다. 어라? 뭐야. 나 프리랜서였구나. 그래서 힘들었구나. 회사 다닐때는 그냥 상사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아무 생각없이, 뇌가 없는 것처럼 그냥 하라는대로 하면 되서 편했던 거구나. 이건 그냥 로보트잖아. 나는 뇌가 있고, 생각할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 나는 스스로를 노예화시켰구나. 그냥 내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갖고,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거에 오히려 희열을 느껴야 하는거 아닌가? 어제도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서 이래저래 불평하고 투정을 했다. 예의 아버지처럼, 아버지는 아버지 특유의 위로를 하신다. 누군가는 꼰대스럽다 할 수 있는 80년대 교장선생님 훈화말씀같은 이야기. 그런데, 그런 이야기 속에서 나는 지루함과 위로를 동시에 느낀다. 불평하지 말고, 나아가자. 루틴은 내가 만드는 것. 적다보니 루틴 그거 뭐, 좋은 것도 아니네. 그래도, 고속도로나 철도같은 정해진 길이 있으면 일처리가 빠르니 뇌가 좋아하는 거겠지. 누구도 힘든 건 싫어하니까. 그럼 내가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보자. 이럴 땐 이렇게 한다. 저럴 땐 저렇게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정리해서 식구들에게도 알려주자. 그럼 나는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는거야. 하지만, 조언으로서 알려주되, 강요하진 말자. 이건 내 방식이니까. 식구들에게는 그들만의 고속도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할 것.
 
머릿속에 둥둥 떠다녀서 어지러운 것은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 이렇게 하나하나 글을 풀어 쓰고, 눈에 보이게 그림을 그려보자. 그러면, 추상적에서 구체적으로 변하면 덜 무섭고 불안할 거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쓴 대로 꼭 실천해보자. 단, 쓰고만 있지는 말자. 꼭 몸을 움직여, 행동해서 실천하고 써진 목록에 줄을 그어나가며 해결하는 점들이 있어야 한다. 이게 결국 계획이고, 미래는 실천 속에서 생겨난다. 이제 전부 해결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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